<카모메 식당>의 작가 무레 요코, 그녀의 외할머니 모모요 이야기. 무레 요코에게는 1900년생 외할머니 모모요가 있다. 모모요는 서양문물에 익숙한 세대이며, 고등교육을 받았고, 전쟁을 경험했다. 전통적으로 여성의 일이었던 육아와 가사에 전념하기도 했지만, 아내와 엄마로서의 일을 끝낸 뒤에는 한 개인으로서 25년 동안 '일'을 손에 놓지 않았던 자존감 있는 인간이다.
고령화 사회 이전 여성의 삶만 살펴본다면, 아내와 엄마로서의 일이 마무리되는 시점에 노년을 맞이한다. 짧은 노년은 손자들의 재롱을 만끽하다가 조용히 숨을 거두는 일이 허용되었다. 하지만 긴 노년을 맞이하게 된 모모요는 80살이 넘어서까지 동네 공장에서 일을 하며 활기를 찾는다. 누군가의 보살핌을 필요로 하는 잉여의 삶이 아니라, 자신의 건강을 챙기며 생산적인 인간으로서의 삶을 선택한다.
그런 모모요지만, 자식들의 마음을 그렇지 않다. 80살 넘은 노모에게 일을 시키는 자식들이라는 타인들의 시선이 부담스럽기도 하고, 자식된 도리에서도 걱정스러운 것이다. 이 에세이에서 무레 요코는 사회적인 관점에서 모모요 할머니를 분석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작가가 써내려간 에세이의 행간마다 고정된 타인들의 시선과 사회적인 통념들이 독자들에게 충분히 전달된다. 이 점은 이 유쾌한 에세이가 갖고 있는 미덕이기도 하다.
졸지에 일을 잃게 된 모모요는 하루 종일 집에만 있는 것이 답답해져서 도쿄로의 여행을 감행한다. 이 에세이는 90살이 된 모모요가 자신의 하루를 충만하게 보내려는 의지를 내뿜는 그 순간부터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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