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줍고 소심한 아이들을 응원하는 최숙희 작가의 마음 치유 그림책. 어린 친구들에게, 그리고 자기 안의 어린이에게, 조금만 더 힘을 내서 마음을 표현해 보라고, 그러면 답답한 상황을 풀어 갈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거라고 이야기한다.
한 아이가 나지막이 이야기한다. 제 주변엔 온통 괴물들뿐이라고, 괴물들이 자길 에워싸고 괴롭힌다고. 뭐든지 빨리 하라며 다그치는 ‘빨리빨리 괴물’. 무슨 말을 해도 잘 듣지도 않고 고개만 까딱거리는 ‘끄덕끄덕 괴물’과 그 옆에서 신나게 떠들어 대는 ‘와글와글 괴물’들. 아무리 피해도 나만 졸졸 쫓아다니며 놀리고 괴롭히는 ‘메롱메롱 괴물’.
내가 갖고 싶은 장난감도, 내가 보던 책도, 내가 같이 놀고 싶은 친구도, 뭐든지 다 제 거라고 우기며 빼앗아 가는 ‘내꺼내꺼 괴물’까지! 날 좀 가만 내버려 두라고, 그런 건 싫다고, 내 얘기 좀 제대로 들어 달라고 말하고 싶은데, 그 외침은 아이의 마음속에서만 맴돈다. 말할까, 말하지 말까, 말할까… 망설이는 사이 아이의 마음은 점점 까맣게 타 들어간다.
몸도 마음도 온통 돌덩이처럼 까맣고 딱딱하게 굳어 버린 아이에게 어디선가 공이 날아든다. 그 순간 아이를 둘러싼 껍질이 바사삭 깨져 나간다. 찰랑이는 물컵에 마지막 한 방울의 물이 떨어지듯, 참고 참았던 마음이 터져 나온 것이다. 아이는 마침내 큰 소리로 “더는 못 참아!” 하고 외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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